2021년 11월 19일(금요일) 고창 선운산 관광호텔에서 방우회 모임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2년여 만에 만난는 모임 이었지만 반갑고 그리운 사람들을 모두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부부모임이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혼자 나오신 윤 회장님과 만나 밤을 즐기고 2021년을 보내려한다. 또한 갑작스런 사정으로 대구 이 과장님께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도 있었지만 윤영길 회장님의 많은 배려와 준비 덕분에 매우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다.
고창에 왔으니 그 유명하다는 풍천 장어를 먹어 보자. 윤회장님 지인의 안내를 받아 동호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풍천 장어구이 전문점 바다마을로 향했다.
그 동안 코로나19라는 몹쓸병에 억눌렸던 감정이 풀려서 일까?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자 너나 할것 없이 소집단으로 모임을 갖는다. 풍천 장어는 일찍부터 작설차(雀舌茶), 복분자술(覆盆子酒)과 함께 선운산의 3대특산물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풍천 장어는 강과 바닷물이 어울리는 곳에서 잡히며, 산란기가 되면 서해바다를 거쳐 태평양 깊숙한 곳에까지 가서 새끼를 낳는데, 이 새끼장어들은 회귀성이 있어서 무리를 지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 주로 숯불 구이로 요리되는데, 다른 곳에서 잡은 장어와는 달리 그 맛이 아주 담백하고 구수한 것이 특징이다.
선운산 관광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21년 11월 20일 아침 07시 30분 선운사로 향했다. 안개인지 운무인지 미세먼지인 모르지만 시야가 가려 멀리 볼 수가 없다.
가을의 상징 아름다운 단풍이 탁하고 흐린 운무속에서도 우리일행을 맞이한다. 이곳 고창만해도 위도상 기온이 온화하여 지금까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나 보다.
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本寺)로 창건에 대해서는 신라의 진흥왕이 창건했다는 설과 577년(위덕왕 24)에 백제의 고승 검단(檢旦, 黔丹)이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선운사는 한때 89암자 24굴 189요를 갖춘 대찰로 억불숭유정책을 내세운 조선 시대에도 성종의 어실이 있을 정도로 번성했으며, 태종 때의 사찰폐쇄령에도 국태민안을 기원하기 위해 보존된 대찰이었다 한다.
대한민국 보물 제290호인 선운사 대웅전(禪雲寺大雄殿)은 아쉽게도 보수공사중으로 내부 등을 볼 수 없었지만 선운사에 있는 조선 중기의 단층 목조건물이다.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13년(광해군 5년) 재건하였다. 전면 5칸, 측면 3칸으로 긴 평면을 이루며, 단청 벽화가 뛰어나다고한다. 단층 맞배지붕으로 전면 5칸에는 모두 빗살분합문을 달아 출입하도록 되어 있다.
선운사가 있는 선운산은 높이 334.7m로 도솔산이라고도 했으나, 지금은 유명한 거찰 선운사가 있어 선운산이라 불리고 있다. 산마루는 비교적 급경사를 이루며, 1979년 12월 이 일대 43.7㎢가 선운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사 경내를 둘러보고 알알이 영글어가는 가을, 우수수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개울가 옆으로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떠날 채비를 하는 단풍나무들을 바라보며 잠시 시상에 잠겨 본다.
멀리서 아름답고 고운 단풍이 손짓하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점점 더 깊이깊이 빠져든다.
이른 시간임에도 단풍을 찍으려는 많은 사진작가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장소에 움쿠리고 앉자 작품을 구상하는 한작가를 따라 카메라를 돌려본다. 어떤 작품이 연출될까?
선운사는 상사화로 유명한 사찰이다. 상사화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일본이 원산지이나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정원이나 화분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키는 60cm 정도 자라며 비늘줄기는 지름 4~5cm, 길이 30cm이다.
너비가 2.5cm 정도인 잎이 비늘줄기에 모여나지만 여름에 꽃이 나오기 전에 말라 죽는다. 홍자색의 꽃은 8월에 비늘줄기에서 나온 꽃자루 위에 4~8송이씩 무리져서 핀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서 잘 자란다. 비늘줄기는 약재로도 쓰이는데 주로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고 통증에 효험이 있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식사를 호텔식으로 간단하게 먹고, 고인돌 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던날이 장날이라고 했나? 코로나로 인해 박물관은 폐관 조치 되어 관람이 불가하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관관객들이 움직이는 방향, 한반도 첫 수도길이라 명명된 이정표를 따라 무작정 움직여 본다. 이정표 옆에 고창 운곡람사를 습지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운곡습지는 2011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국가생태관광지로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다양한 생명체들이 내뿜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습지 탐방로는 총 4가지 코스로 1코스는 3.6㎞ 길이로 50분 정도 소요되며, 고인돌 유적지에서 오베이 골을 따라 운곡람사르습지에 이른다. 2코스는 9.5㎞로 2시간30분 소요되며, 운곡저수지를 한 바퀴 일주하면서 안덕제, 운곡서원, 조류관찰대, 용계마을을 두루 거치는 코스다. 3코스는 가장 긴 10.2㎞로 3시간30분 이상 소요되며, 고인돌 유적지에서 화암봉, 옥녀봉, 호암재, 무재등, 화시봉 등 일대 주요 산봉우리와 능선을 지나 운곡람사르습지 자연생태공원에 이르는 코스다. 4코스는10.1㎞ 코스로 2시간50분 정도 소요되며, 탐방안내소(친환경 주차장)에서 출발해 굴치농원, 전망대, 인덕사 옛 터, 물맞이폭포, 백운재를 거쳐 운곡람사르습지 자연생태공원에 이르는 코스다.
람사를 습지 탐방을 포기하고 고인돌 유적지를 돌아 보기로 했다. 제방 양쪽으로 야생화와 함께 예쁘게 피어있는 국화꽃길이 무거운 발길을 가볍고 상쾌하게 만든다. 운무인지 미세먼지인지 알 수 없는 찌푸린 날씨에 대한 보상까지 받는 느낌이다.
고인돌은 만들어 세운 형태도 다양해서 강화, 화순, 고창의 고인돌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인돌은 서너 개의 받침돌 위에 한 개의 넓고 커다란 덮개돌을 얹어 놓은 선사 시대의 권력을 지닌 지배자의무덤으로,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약 3만 개의 고인돌이 남아 있는데,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우리나라에 있다고 한다.
고창읍성으로 향했다. 읍성 앞에서 고창 판소리 박물관 표지석을 발견하고 고택으로 들어갔다. 고택은 중요 민속자료 제 39호로 지정된 신재효선생의 고택으로 1850년 경에 지어졌으며, 현재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지어진 사랑채와 오동나무, 우물 등이 남아 있다.
판소리를 집대성하고, 국문학사에 뛰어난 족적을 남긴 동리 신재효 선생(1812~1884)의 고택은 판소리박물관 바로 뒷편, 뒷뜰은 동리국악당(동리는 신재효의 호)과 모양성(왜구침입에 대비, 1453년 세운 자연석 성곽. 일명 고창읍성)에 대고 있다.
고창은 우리나라에서 군 단위로는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역이다. 고창읍성(모양성)과 선운사, 동리 신재효와 미당 서정주의 고장인 고창은 삼한시대인 마한의 54개 소국 가운데 "모로비리국"의 시초로 열리기 시작, 백제 때에는 "모량부리현" 또는 "모양현"으로 불렸고 고려시대 이래 "고창현"으로 불렸다한다.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원년(1453년)에 왜침을 막기 위하여 전라도민들이 유비무환의 슬기로 축성한 자연석 성곽으로,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되어 호남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서 국난호국을 위한 국방 관련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1965년 4월 1일 사적으로 지정된 이 성의 둘레는 1,684m 높이가 4~6m, 면적은 50,172평으로 동, 서, 북문과 3개소의 옹성, 6개의 치성을 비롯하여 성 밖의 해자 등 전략적 요충시설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조선시대의 읍성들은 평야지대에 양면을 돌로 쌓아 만들고 성문위에는 누각을 지어 적을 감시하고 전투를 지휘 했으며 성내에서는 관민이 함께 생활하였다. 그런데 고창읍성은 나즈막한 야산을 이용하여 바깥쪽만 성을 쌓는 내탁법 축성 기법을 사용하였으며, 성문 앞에는 옹성을 둘러 쌓아 적으로부터 성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축성하였다.
성내에는 동헌, 객사 등 22동의 관아건물과 2지 4천이 있었으나 전화로 소진되고 성곽과 공북루만 남아있던 것을 1976년부터 옛 모습대로 복원해 오고 있다.
성내에는 관아만 만들고 주민들은 성밖에서 생활하다가 유사시에 성안으로 들어와서 함께 싸우며 살 수 있도록 4개의 우물과 2개의 연못을 만들어 놓았다. 성벽에는 축성에 참여했던 고을 이름과 축성연대가 새겨져 있어 계유년(1453)에 전라 좌, 우 도민들이 모두 참여하여 축성했음을 알 수 있다.
성을 밟으면 병이 없어 오래살고 저승길엔 극락문에 당도한다는 전설 때문에 매년 답성놀이 행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성밟기는 저승문이 열리는 윤달에 해야 효험이 많다고 하며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제일 좋다고 한다.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고 한다. 성을 돌 때는 반드시 손바닥만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돌아 성 입구에 다시 그 돌을 쌓아 두도록 되어 있다.
축성에 사용된 석재는 거의 자연석이지만 초석, 대리석, 당간지주 등 어느 절에서 나온듯한 석재들을 깨뜨려 쓴 것도 가끔 끼여 있다고 한다. 특히, 북문인 공북루의 주춧돌 높이는 제각각이라서 1m쯤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예 땅에 깔려 기둥이 바닥까지 내려온 것도 있어서 이채롭다.
장기화가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을이 와도 어딘가로 떠나기가 쉽지 않다. 사방이 막힌 실내 시설은 아직 꺼림칙하니 싱그러운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야외를 찾게 된다. 그럴 때 산과 계곡이 많은 우리나라의 환경은 참 다행이다.
오늘도 건강찾아! 맛찾아! 전북 고창 선운산 자락 선운사 단풍에 만끽하고, 선사시대 고인돌 유적지를 돌아보며 선조의 지혜를 엿 볼 수 있었고, 읍성은 왜침을 막기 위하여 도민들이 유비무환의 국방 관련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여행을 통하여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막걸리가 오늘도 행복을 심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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