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방콕 중 번개 모임이 성사되어 태안읍 소재 냉천골 미가원에서 빈대떡에 시원한 막걸리로 입가심 하고 매콤한 닭계장을 안주 삼아 몇잔을 기울이며 맛있게 오찬까지 즐기고 잠시 짬을 내 냉천골 산림 공원을 둘러 보기로 했다.
냉천골 산림공원에는 흐르는 물을 막아 인공적으로 조성된 냉천골 사방댐에는 간단하게 등목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징검다리 냇가와 정자 등 아기자기 하게 조성되어 있다. 일행은 더위를 피해 산책로 방향으로 진로를 정한다.
가을 기운이 완연하고 농작물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가 지났건만, 지리한 장마속에 내리쬬이는 태양은 강열하고 따갑게 느겨진다. 태양을 피해 산책로 주변에 늘어선 가로수길로 발길을 돌린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아름답게 피어있는 등골나물에 나비가 춤을 춘다. 냉천골에는 팔각정 과 육각정이 각 한 채씩 있고 등산객들이 야영을 할 수 있도 록 야영장터를 다섯군데나 만들어 놓았으며 파고라도 두 개 있고, 언제나 깨끗한 물이 나오는 옹달샘도 있다.
하얗게 핀 등골나물 꽃대 주위를 맴돌고 있는 나비의 이름은 모르지만 아마도 슬며시 달아나는 여름을 아쉬워 하며 부지런히 사랑하는 님과 함께 꿀을 찾아 다닌다.
냉천골은 태안절경 천삼백리 솔향기길 제5코스로 냉천골에서 시작하여 갈두천까지 8.9km의 등산길로 유명하다. 등산로 중간에는 약수터도 있고 국보 제307호인 태안마애 삼존불상이 있는 백화산과 천년 고찰인 홍주사 절까지 연결되는 코스로 되어있다.
냉천골은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여관과 음식점들이 있을 정도로 태안에서 유명한 관광지였고 휴식처였다. 70년대 중반 이후로는 토지가 사유지라 하여 한 동안 이용을 못했으나 태안군에서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서 쉼터공원을 만들어 지금은 태안군민은 물론 전국의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백화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는 국보 제307호 태안마애삼존불상과 고려 충렬왕 13년(1286년)에 축조된 백화산성이 위치하고 있다. 이 산성은 둘레 619m이고 높이 3.3m이다. 성벽은 거의 무너진 상태이며, 성 안에는 우물터 2곳과 서산 북주산과 부석면의 도비산에 연락을 취하던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먼 발치에서 보았던 백화산 정상까지 전망교량 설치 작업 중이다. 길이 78m 폭 1.5m의 현수교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나 어찌된 일인지 지금은 공사를 하고 있지 않다. 등산로 입구에는 많은 건설 자재가 널 부러져 있다.
천고 마비의 계절이라고 했나?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다. 맑고 풍요로운 가을의 날씨를 비유하는 말이렸다. 말이 없으니 살찌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정말 하늘이 높고 맑으니 눈의 피로도 사라지는 기분이다.
오늘도 좋은 사람과 만나 소원 막걸리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벗 삼아 둘레길까지 걸었으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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