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4. 팔봉산을 향하여..........
얼마만의 일요일인가? 모처럼의 휴가를 얻은 양 잠자는 아들을 깨워 산행을 함께하자고 꼬셔본다. 비몽사몽 공부를 해야 한다단다. 공부를 한다는데 사랑하는 아내와 팔봉산으로 향했다. 여러 번 다녀온 산이건만 아내와는 처음 산행이다. 목표를 3봉으로 잡고 출발했다.
팔봉면 소재지를 지나 산행 깃점인 양길리 주차장은 이미 많은 등산객과 푸성귀 등 농산물을 팔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산으로 들어가자 울창한 송림이 우리 부부를 맞아주는 것이 상쾌하다. 아내를 솔향기까지 향기롭단다. 
30여분을 걸었을까? 1봉 갈림길에 도달했다. 멀리서 보기에도 1봉은 완전한 암봉이다. 바위들은 오래 전에 절리 되어 독립적인 돌덩이들로 화한 채 서로의 어깨를 의지하며 하나의 암봉을 형성하고 있는 멋진 봉우리이다. 갈림길에서 약간어려움을 나타내는 아내를 달래며 좌측의 1봉은 내려올 때 올라가기로 하고 2봉으로 향했다. 2봉을 오르며 팔봉산의 아름다움과 등산로에 점점 매료되면서 관광 상품으로 손색이 없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지역에 떨어지는 관광수입?
2봉을 올라가려면 바윗덩어리에 둘러 매어놓은 굵은 로프줄과 철제로 만들어진 계단을 오르거나 비좁은 바위 틈새로 올라가야 한다.
여성이나 노약자는 올라가기가 힘들다. 팔봉산 주봉인 3봉에 오르니 태안반도북쪽의 가로림만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팔봉산 산행은 뭐니뭐니해도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서산일대의 주변바다와 섬들의 조망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약간의 황사가 있다고 하였건 동서남북 사방이 훤하게 보인다
유명한 명산을 찾아보면 바위마다 이름들이 있건만 이곳 팔봉산에는 그럴싸한 바위에도 아무런 이름이 없다. 2봉에서 3봉으로 오르기전 헬기장이 있어서 주변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
2봉에서 3봉으로 가는 길이 팔봉산에서 가장 험한 길이다. 철계단이 마련되어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지만 계단이 만들어지기 전에 설치했던 마모된 로프줄을 보니 그동안 어렵게 산행했던 세월이 느껴진다. 철계단은 위로 올라가고 옆으로 갔다가 다시 위로 올라간다.
급경사 길의 쇠난간을 잡고 오르면 용굴이 나온다. 먼저 굴입구로 들어서는 길은 널찍하지만 위로 올라가면서 터널은 좁아지고 비스듬히 눕혀진 쇠사다리를 딛고 비좁은 구멍으로 목을 내밀고 들어가서 바위를 딛고 올라서야 위에 있는 쇠난간을 잡을 수 있다.
배낭이나 몸집이 큰 사람은 빠져 나가기 힘들 듯하다. 이곳을 빠져 나와 커다란 바위를 동쪽으로 돌아내려가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정상이다.

팔봉산 산행에는 2시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1봉에서 3봉까지의 과정이 어려울 뿐 나머지 4,5,6,7,8봉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기분 좋은 송림속 산길로 이어지고 있어서 부담이 없다.
그러나 오늘은 아내와 함께한 산행으로 정상에서 아름다움을 조망하고 3봉에서 팔봉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기로 했다. 아쉬움 이라면 361m 정상에서 기념촬영이라도 할까 했건만 점심식사를 하는 몇몇 일행들로 인하여 아쉬움을 남기고 덕산으로 향했으나 마음은 너무나 좋았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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