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매는 아낙네를 만나다(칠갑산)

2021년 5월 14일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금요여행! 오늘은 공밭매는 아낙네를 만나기 위해 충청남도 청양군에 있는 칠갑산(七甲山)으로 향했다.

산행에 앞서 햄버거와 커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콩밭이 없어 의문은 들지만 아낙네를 만나기 위해 칠갑산으로 향한다.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입구의 모습으로 몇년전에 왔을 때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산꾼들 통행을 위한 데크가 조성 되어있다고나할까? 많은 변화는 없는듯하다.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콩밭매는 아낙네'를 만났다. 콩밭이 없어서일까? '콩밭매는 아낙네상'은 호미를 바닦에 대고 평온하게 휴식중 있는 듯 하다.

백제는 칠갑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으로 성스럽게 여겨 제천의식을 행하였고, 산 이름을 만물생성의 근원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 七甲山이라 칭하였다 한다.

주차장에서 1,100m를 올라 왔다. 이제 칠갑산 정상까지는 2,900m가 남았다. 옆에는 충혼탑이 건립되어 있다.

이상기온일까? 한 여름도 아닌데 외기 온도가 30도를 웃 돌지만 커다란 나무 가 햇볕을 가려주는 임도를 따라 산책하 듯 편하게 정상을 향해 이동한다.

이어폰으로 흘러 나오는 주병선의 칠갑산 노래를 듣다보니 1박2일 청양 촬영지 칠갑산 천문대가 일행을 맞이한다.

칠갑산 천문대를 뒤로하고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니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결에 짙은 소나무향이 코 끝을 스친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웰빙이고 하겠지?

급경사의 계단길! 산이 아무리 유순하고 넉넉한 산세라도 정상을 앞에 두고는 이름값을 한다더니 마지막 100여m의 거리는 급경사로 거의 수직에 가깝게 조성된 계단길이다. 일전에 아내와 왔을 때 엄청 어려워 했던 기억이 난다.

칠갑산 정산까지 약 4km의 구간 중 자비정까지 2.2km의 구간은 거의 평지를 걷듯 편안한 구간이고 정상 마지막 100여m의 구간은 코끝이 땅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 구간으로 아무리 얕은 산일지라도 산을 얕잡아 보지말라는 교훈을 말하는 듯 하다.

막바지 오르막을 오르면 해발 561m의 칠갑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은 넓고 평평하게 잘 정돈 되어 있으며 사방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정산석 옆에는 어려운 산꾼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쉼터가 있다. 오늘은 향긋한 향기를 품은 등나무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일행을 유혹한다.

아름다운 자태와 향긋한 향기에 끌려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결에 등나무 꽃잎이 꽃비가 되어 흩뿌린다.

정상에는 나뭇가지 하나 주위 경관을 거스르지 않고 주변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칠갑산 정상! 그 자체가 감동의 파노라마이다. 이번 산행길은 쉼터 지붕을 덮고 있는 등나무꽃이 아름다움을 배가 시킨다.

이제 하산길이다. 요놈의 코로나가 없다면 지금쯤 올라오고 내려가는 산꾼들에 떠밀려 고도감도 느끼지 못 했겠지만 오늘은 맘껏 즐기고 느낄 수 있다.

보이는것은 소나무 밑둥과 널부러진 갈잎사귀 사이에서 무엇을 저 토록 간절하게 촬영하고 있을까?

올라갈때는 몇몇 산꾼들이 있어 그냥 지나갔던 자비정! 자비정은 백제의 산성 자비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리에 세웠으며, 칠갑산을 상징해 칠각 정자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주병선'이 부른 칠갑산! 애절한 느낌으로 유명하며 중년 아재들 아니 이제는 초년 노년생들의 애창곡으로 삼는 노래....... 공밭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 칠갑산을 들으며 하산한다.

칠갑산 광장 한편에는 조선말기 문인이자 학자, 의병장이었던 면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칠갑산 주차장 광장에는 커다란 이팝나무가 한 겨울 백설이 내린 양 하얗게 꽃을 피워 아름다운 자태에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


오늘의 맛있는 먹거리는 정갈하게 차려진 '구기자 청국장 백반'에 '바닷물 손두부'와 함께한 구기자 막걸리가 두고두고 많은 여운을 남길 듯 하다.

돌아오는 길에 갈산면에 있는 옹기마을에 들렸다. 지난날 옹기를 굽던 무형문화재 제38-1호 갈산토기의 가마터와 많은 옹기들을 둘러보았다.

갈산토기 바로 옆에는 6대째 대를 이어 전통옹기를 만든다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성촌토기가 있어 함께 둘러 볼 수 있었다.

성촌토기 한켠에는 물레방아가 한가로이 돌고 한폭의 동양화를 연산케 하는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